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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있는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서 나는 여러 회사를 지원 할 수 있었다.
담당 헤드헌터가 정해지고 이제 나에게 맞아보이는 포지션들을 메일로 받아 보고, 실제로 지원하겠다고 하면 헤드헌터는 내가 준비해준 이력서와 서류를 해당 회사에게 보내는 형식이었다.
매일매일 헤드헌터들에게 받은 메일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회사인지, 지원해볼 만한 회사인지 결정하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다. 일단 다 지원을 해도 어차피 서류에서 많이 떨어진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표면적으로는 외국인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당한(?) 이유로 채용을 어려워하는 점은 있다. 문화적으로 일본에 적응 못하고 1, 2년 사이에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 일본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업무 추진 및 수행이 원할하지 못할 경우이다. 이것은 외국인이라면 당연히 회사에서 받는 시선이라서 반드시 극복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나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한 점이 큰 어필이 된 것이 확실하다. 그것도 없었다면 아무리 일본어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채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좋은 회사도 아닐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 능력도 일본인에 비해서 뒤지지 않아야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러 회사들을 지원했지만 사실 마음에 들어서 지원하지는 않았고, 지금 다니는 회사만 마음에 들었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헤드헌터를 통해서 지원을 했었다.
보내줬던 공고문을 보니 아마 내가 그 당시 하고 있던 업무와 거의 일치했다. 따라서 아마 서류를 통과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예상대로 서류 합격 결과의 피드백이 굉장히 빨리 왔다. 회사에서는 한국에 있는 나를 고려하여서 1차 면접은 스카이프로 진행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내가 원하던 것이었다. 내가 여러번 말하지만 합격이 빨리 올 수록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때 다니던 한국 대기업의 업무시간이 있어서, 부득이 하게 양해를 구하고 평일에는 저녁시간에만 가능하고, 금요일에는 조금 일찍 퇴근이 가능하다고 연락했다. 그랬더니 의외로 화요일 오후 7시에 스카이프 면접이 잡혔다.
나의 경우는 1차 면접은 항상 기술 면접이었다.
기술면접에는 보통 입사할 경우 자신의 상사가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구소장, 타팀 부장, 지원 포지션의 팀 부장 (지금 상사) 이렇게 3명이 스카이프 면접에 들어왔다.
그전까지는 나도 스카이프 면접으로 회사들 간을 보던 시절이 있었으나, 어느 정도 지난 후에는 스카이프 면접에 쓰는 헤드폰과 마이크를 구비하여 참석했다. 이건 중요하니 꼭 구매하자. 얼마 안되더라도 스카이프 면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면접을 하다가 잘 안들리거나 소통이 안되면 면접 결과에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스카이프에 미리 접속하여 테스트를 진행해보자. 비디오, 음성 테스트 기능이 있으니 사용하면 미리 알 수 있다.
1차 면접에서 받은 질문은 아래와 같다.
1. 지원 동기는?-> 해당 직무를 해왔고, 조금 더 글로벌 컴퍼니에서 신약 개발에 힘쓰고 싶어졌다.
2. 해당 직무 질문-> 직무는 얼마동안 해왔고, 전문성을 키워왔다.
3. 대학원 시절 연구 내용-> ㅇㅇ대학, ㅇㅇ연구소에서 연구 경험이 있었고, 성과를 인정받아 논문도 승인 받았다. 박사과정 동안 전액 장학금으로 생활하면서 연구를 해왔다.
4. 현재 담당인 직무를 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 개발 시한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고, 미리미리 준비하고 논의하면서 예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대비하려고 하였다.
5.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나? -> 팀원들과 논의를 하면서 오류를 수정하고,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 일본에 오는 것인데 가족은 반대 안하나? -> 유학 시절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특별히 반대는 없다. 유학 때도 반대는 없었다. 또한 일본인 와이프도 좋아할 것이다.
위와 같이 대응을 했고, 결과는 아주 만족스워었던 것 같다.
1번 질문은 기본적인 탐색 과정인 것 같다. 아니 회사를 지원하는데 왜 지원했냐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지원동기는 매우 중요하다. 절대로 연봉이 올라갈 것 같아서, 현재 직장이 거지 같아서 지원했다라는 이상한 대답은 하지 말자.
5번은 아주 중요한 대답이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 기술? 학벌? 능력?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성이다. 왜 이럴까 생각해보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 성격이 더럽거나 조화가 어려우면 그것보다 어려운 업무환경이 없다. 한마디로 싸이코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업무메일을 보내고, 다른 사람과 디스커션을 하면서 업무를 추진해야 하는데 동료가 싸이코라고 생각해보자. 아주 피곤하다. 따라서 소통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떤 나라, 어떤 회사를 가더라도 중요하게 보는 덕목이다. 생각보다 기술에 대한 검증은 높지 않다. 아마 이력서를 통해서 어느 정도 기술력이 있는지 이미 보았고, 검증은 면접에서는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기술에 대해서 구체적인 질문 같은 것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6번은 외국인으로서 중요한 질문이다. 어렵게 외국인을 뽑았는데 본국으로 언젠가 돌아갈 것 같다고 대답을 하는 후보자라면 아마 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나는 일본에서 뼈를 묻을 생각으로 지원한 것이다. 가끔 고향에 돌아갈 수 있지만, 그것은 영구귀국은 아니고, 내 본거지는 일본이 될 것이라고 대답하자. 일본 회사로서는 외국인 채용 시에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우려다. 그 말은 몇 년후에 꼭 지켜야 하는게 아니다. 생각이 달라졌고 퇴직 후 돌아가면 된다.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는 나의 멘트는 이런 것이었다.
1. 일본에서 유학시, 처음에는 히라가나도 모르고 일본에 왔지만 구글 번역기를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을 공부하고, 실제로 대학원에서 제공해 주는 무료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유학 마지막 시기에는 100% 일본어로 연구를 수행 할 수 있었다.
-> 이런 점을 어필하면 면접관은 당연히 놀랄 수 밖에 없는 반응이다. 이유는 생각보다 내 일본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일본인 스스로는 일본인 면접관이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몇년안에 내가 하는 일본어 처럼은 절대로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좀 부족할 수 있어도 발전해왔던 사실을 어필하면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2. 일본에서 대학원 재학시, 일본인 친구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했었다. 문화적으로 거부감은 없고 융화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어필하면서 혹시 나를 채용하더라도 동료들과의 부조화라던지, 문화적으로 적응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를 없앴다.
1차 면접은 그렇게 끝났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1주일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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