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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직) + 대학원

헤드헌터와의 에피소드 (4)

by Biopharma Explorer 202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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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opharmaexplorer.tistory.com/44

헤드헌터와의 에피소드 (3)

https://biopharmaexplorer.tistory.com/32 헤드헌터와의 에피소드 (2) https://biopharmaexplorer.tistory.com/10 헤드헌터와의 에피소드 (1) 박사 졸업을 앞두고 나는 일본, 한국의 헤드헌터들에게 매일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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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나는 내가 다니던 회사에 있는 그나마 친한 사람 (A)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요청했다. 

간단히 말하면 헤드헌터와 그 사람이 통화를 할 수 있게 연결해 준 것인데, 나에 대해서 A를 통해 평가를 듣고 싶은 것이었다.

물론 그러한 과정은 나를 채용하고자 하는 바이오벤처가 요청한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레퍼런스 체크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평판조회라고 한다. 

나에 대한 평가를 내가 아닌 제 3자를 통해 듣기 위한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신뢰성을 담보하려는 과정이다.

따라서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듣는 것이 신뢰성이 높을 수 있으나, 한국 문화를 생각하면 이직을 하려고 한다는 소문만 나도 다니던 직장에서 곤란할 수 있다.

1년 성과를 거지 같이 주거나, 불러서 너 이직하려고 하냐?라고 물어본다던지. 그런 일이 생기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나에 대해서 이직을 위한 레퍼런스 체크를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레퍼런스 체크를 한다고 해도 이직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레퍼런스 체크만 했다가 이직을 안 하면 나는 이직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으로 다니던 직장에서 낙인찍고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지인 A (회사 내부), B (회사 외부)에게 연락이 갈 것이라고 말해두었고, 헤드헌터 회사에서는 그 둘에게 접촉하여 나에 대해서 물어봤다고 했다. 

물론 내가 부탁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나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할리는 없었다. 

레퍼런스 체크가 완료가 되자, 헤드헌터는 나에게 직접 만나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듣고 싶다고 했다. 헤드헌터를 직접 만나는 일은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때마침 그 동네에 갈 일이 있어서 직접 만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1. 연봉이 감소하는 것은 용인하기 어렵다. 

2. 특정한 시기가 지나면 미국에 있는 MBA에 보내주면 좋겠다. 

1번은 보통 대기업에서 바이오벤처로 이직을 하려고 하면 연봉을 후려치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나는 회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고, 박사학위를 가지고 입사하였기 때문에 적어도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늦지 않은 시기에 제대로 경력을 만들고 있는 사람을 대기업에서 바이오벤처로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회사라면 난 당연히 내 권리를 주장하고 싶었다. 연봉의 감소는 절대로 없다는 것. 

2번은 바이오벤처라면 아직 사업이 불안정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로서는 어떤 메리트가 있어야 했다.

난 사실 스톡옵션은 필요 없고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보장이 되는 조건을 말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대기업에서 바이오벤처로 가려고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2가지를 말했더니 2번은 헤드헌터가 이해를 못했다. 왜 MBA가 필요하냐? 사실 당연히 이해를 못할 것이다.

아마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을 테니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큰 회사에서 임원으로 있는 사람들은 박사이면서 연구개발 업무로 경력을 쌓고,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미국의 유명 MBA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이 많았다.

내가 그동안 링크드인으로 진짜 말 그대로 수천 명의 관련 전문가들. high career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였기 때문에 요구하였다. 

시간이 1, 2주 정도 흘러서 헤드헌터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조건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서, 바이오벤처가 나와 직접 협상을 원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회사를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싫다고 하였으나, 바이오벤처에서 직접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요청해서 어쩔 수가 없단다. (미친놈들 아닌가? 그러려면 헤드헌터는 왜 존재하나?)

바이오벤처에 있는 담당자가 그래서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뭐 특별한 말은 없고, 정확히 서로 원하는 것을 알고 win-win 하자는 그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나는 원하는 것을 말했고, 그것이 어렵다고 전해 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그쪽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오벤처의 담당자는 알았다고 회사 내부에서 논의를 해보겠다고 하고 전화통화는 종료되었다. 

1주일 정도 후에 담당자에게서 메일이 왔다. 

결과는 오퍼 자체를 줄 수 없다는 것. 

이유는 내가 말한 조건을 수용할 경우 기존에 있는 인원과 형평성의 문제로 들어줄 수가 없다. 

원하는 조건이 너무 높아서 맞춰줄 수가 없다는 것. 

ㅇㅇ도 이런 ㅇㅇ이 없다.

아니 미친놈들이 그럼 기존 인원 대비 새로운 인재를 구하면서 그 정도도 예상 못하고 구인을 하고 있었나?

인재를 원한다면서 기존 인원 눈치 볼 거면 그냥 비슷한 수준의 인재를 구하지 왜 굳이 대기업에 있는 사람을 구한다고 하고, 영어도 하면서, 박사학위가 있는 사람을 원하나?

지금도 이해가 안 가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인데, 난 이 사건으로 인해서 내가 바이오벤처를 만들지 않는 이상 절대로 바이오벤처 입사를 위해 헤드헌터 하고 이야기도 시작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미친놈들이 결국에 이런 자신감 없는 행위를 하면서 나에게 얻은 아주 좋은 정보가 있는데.

나의 연봉 정보를 대충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끝까지 입사 전까지는 원천징수 영수증을 보여주는 것은 안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대충 연봉은 알려줬다. 

자 그렇다면 이놈들은 앞으로 어떻게 할까? 

1. 내 연봉 수준을 고려해서 사람을 구할 것이다. 

2. 내가 제출한 영문 이력서를 바탕으로 job description을 쓸 것이다. 

3. 어느 정도 조건을 만들어야 어느 정도의 인재가 올 것인지 예상 가능하다. 

결국에 나는 바이오벤처가 어느 정도의 스톡옵션을 제공 가능한지 확인이 불가능했다. 면접을 다 통과하고도 그들 스스로 오퍼를 만드는 것을 포기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정말 그런 찌질이들이 있을까? 있었다. ㅋㅋㅋ

조건 못 맞추니 나는 그냥 오퍼 주는 것을 포기할게요. 그 정도 자신감으로 무슨 신약을 만드냐? ㅋㅋㅋㅋ 미친놈들. 

나는 면접 통과하고 헤드헌터가 나에게 한말을 기억한다.
 

이 바이오벤처가 자기가 추천한 200명 정도 되는 사람들 다 거절하고 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명히 협상력이 있을 것이다.

협상이 잘 될 것이다. 걱정 마세요.라고 했는데 결과가 이런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들이 정말 원하는 인재지만, 기존 인원에 비해서 과도한 조건은 형평성에 어긋나서 오퍼 자체를 포기할게요. 

너무 찌질하다. 왜 형평성을 따지나? 나는 일본 유명 국립 연구소, 국립대에서 박사학위 받고, 한국에서는 그래도 제일 연봉이 높은 대기업 중에 한 곳에 다니고 있었다.

바이오벤처 입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항상 경쟁을 이기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무슨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개소리를 듣고 있자니 아직도 화가 난다.

그러면 미친 비슷한 사람을 찾던가. 지들 수준에 맞지도 않는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왜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나도 이 정도 평가를 받아도 연봉 협상이 안되었는데, 보통의 지원자가 바이오벤처에 지원한다면? 

안 봐도 너무 뻔한 거다. 돈이 없어서 아마 안되고, 스톡옵션으로 겨우 몇천만 원짜리 주려고 할 것이다. 

스톡옵션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당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물론 나도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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