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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으로 서울, 도쿄에 타워 맨션 사기

브릿지 바이오 테라퓨틱스를 보면서...

by Biopharma Explorer 202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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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정도 전에 헤드헌터들에게서 많이 제안받았던 회사 중에 하나가 브릿지 바이오 테라퓨틱스라는 회사다. 

 

간단히 말하면 후보물질을 사 와서, 조금 실험하거나 데이터를 보강 후 다시 라이선스 아웃하는

 

그런 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는데, 사실 2년 전에는 이게 통하나 싶었다. 이게 되나? 

 

내가 2년 전에 본 브릿지바이오의 모델은 사이언스가 아니고 비즈니스였기 때문에 나는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2019년에 한국 바이오테크 중에서는 큰 규모의 계약을 베링거 인겔하임과 체결하게 되었다. 

 

이때는 또 다시, 이게 통하네?라고 생각했다. ㅋㅋㅋ

 

우연히 이정규 대표의 블로그를 보게 되면서 하고 있는 생각과 의견, 지식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는 괜찮은 회사가 아닌가? 미래가 보이는 건가? 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 타이밍에 맞추어서 몇 번 실패하던 주식시장 상장도 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주식평가는 시가총액 2500억원 수준으로 되었고, 이때 잠시 브릿지바이오의 주식을 사기도 하였으나, 상승폭과 미래가치를 고려하였을 때 미국 주식에 투자를 하게 되면서 주식은 매도하였다. 

 

하지만 의외로 기술 수출하였던 후보물질이 임상이 지연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주가는 20%가까이 하루 만에 폭락하는 것을 보았다. 다시 좀 회복하나 싶더니, 이제는 후보물질 자체가 반환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보이기 시작해서 주가는 요즘 계속 좋지 않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모든 일에는 시그널이 있다는 것이다. 

 

브릿지바이오의 후보물질을 생각한다면 임상 지연이라는 사실부터 시그널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나는 주식을 전량 매도한다. 극적인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negative signal -> 좋은 결과로 바뀌는 케이스는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작은 확률에 베팅하는 것보다는 다른 주식을 사는 것이 안전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한국의 바이오테크는 아직 성공한 적이 없다 (모른다 있을수도 있겠지만 딱 떠오르지 않는다). 모든 바이오벤처가 기술수출, 신약개발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벤처캐피털을 통해서 대규모의 자금, 투자를 조달하는 경우가 요즘에는 정말 많다. 몇몇 바이오벤처의 경우에는 1000억 이상의 시리즈 투자를 받은 회사들도 있다. 

 

미국에서 바이오벤처가 성공하는 것과 한국에서 같은 모델을 사용한다고 해서 똑같이 성공할리가 없다라는 이야기다. 

 

1. 상업화에 대한 고도화

미국은 상업화 (commercialization)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뛰어난 느낌이다. 미국에서는 교육조차도 상업화된 느낌이다. (MBA라는 것을 처음 만든 나라가 미국) 영화라는 사업도 제일 발달한 곳이 어디인가? 이런 식으로 미국은 상업화를 통해서 고객에게 가장 맞는 product를 제공하는데 뛰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금액이 제일 큰 시장도 미국이고,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곳이 미국이다 (한국은 2-3% 미만. 말그대로 바이오의 변방이다.). 그래서 모든 제약회사, 바이오벤처의 후보물질은 반드시 미국에 허가 신청을 한다. 

 

2. 투자자들의 전문성

난 요즘에도 이것이 아주 강한 의문이 든다. 벤처캐피탈에 근무하는 투자심사역의 경력을 보면 바이오제약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석사, 약사, 의사의 경력만을 가지고 바이오벤처 투자 심사역을 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90%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바이오 벤처캐피털이라면 50% 정도는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현실과 정반대.

 

한국에서는 제약회사에서도 약사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사실 링크드인을 많이 보아도 한국에 있는 글로벌 컴퍼니 지사에는 약사의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을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 있는 제약회사 공고문을 보면 꼭 약사를 써야 하는 직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원 자격에 약사가 적힌 경우가 매우 많았다. 

 

대부분의 약사, 의사는 제약회사 업무에 대해서는 제약회사에서 일해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나?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직접 바이오제약회사에서 일해보지 않으면 사실 그 과정에서 어떤 스텝이 중요한지, 뭐가 좋은지 나쁜지 아는 것이 사실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약사, 의사는 대학원에서도 실험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의사는 임상 경험이 많다는 것이 제약회사에서 근무시에 강점인데, 이 부분이 사실 박사와 전혀 다른 부분이다. 박사는 보통 임상 경험이 없어서 학문적으로 세포생물학, 생화학 등 기초 원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상대적으로 잘 알 수 있어도 인간의 몸에서는 어떤 질병으로 나오는지에 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의사는 질병을 들으면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하는지 알지만 정확히 어떤 원리로 그 약이 그 질병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그 질병을 연구한 박사보다는 좋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의사, 박사, 목적이 조금 다른거다 사실. 근데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이 부분을 착각 잘한다. 약사, 의사면 바이오제약에서도 당연히 잘 알고 뛰어날 것이다라는 착각. 

 

이러한 문제가 있어서 요즘에는 벤처캐피탈에서도 박사학위를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박사들은 벤처캐피털 업무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한다).

 

다른 업계라면 석사라도 충분하겠지만 바이오는 그렇지 않다. 이해하기 어렵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유통, 전자, 기계, IT 등 굳이 박사학위가 없어도 되는 업계라면 그렇게 상관이 있지는 않겠지만, 바이오제약은 다른거다. 오죽하면 미국에서도 바이오 투자는 개나 소나 하는 투자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 나를 포함한 개나소나는 바이오 투자하면 망한다. ㅋㅋㅋ 실제로 나는 실험적으로 투자해봤지만 안되어서 바이오제약회사 투자는 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돌리는 게 수익이 훨씬 좋다. 

 

나에게도 몇번 제안이 왔었지만, 사실 성과급에 대한 걱정이 있어서 지원하기는 좀 어려웠다. 

 

벤처캐피털로 나도 이직을 한다면 성과를 만들 자신은 있었는데 (내 전공에 대한 확신) 내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또 어느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도 제대로 성과급을 줄지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주기 전에 해고해도 되고. 실제로 투자 성과가 뛰어나도 이미 약속된 수준의 성과급을 제대로 주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오죽하면 뉴스로도 이런 기사가 나오는데 뉴스로도 안 나오는 사건이 훨씬 많은 것을 고려하면 그렇게 대기업 제약회사에서 벤처캐피털로 가는 박사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paxnetnews.com/articles/49659

 

심사역 과반 “성과급 문제로 퇴사 고민” - 팍스넷뉴스

④규정 미이행·불명확한 기준 ‘불만’

paxnetnews.com

 

굳이 벤처캐피털이 아니더라도 성과주의를 천명한 회사에서도 정치질 하는 놈들이 위에 올라가는 것, 좋은 직무, 좋은 프로젝트를 맡는 것은 너무나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성과주의를 표명하는 회사는 이제 안 믿는다. 

 

그래도 한국 내에서는 브릿지 바이오의 케이스가 지금까지는 제일 좋아 보였는데, 그조차도 후보물질이 반환될 가능성이 있다니 조금 안타깝고, 사실 나도 언젠가는 바이오벤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제대로 된 시기가 오고, 그때 나도 많은 경험과 경력이 있다면 기회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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