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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직) + 대학원

한국 대기업 재직 시 느꼈던 점 (하이브레인 넷)

by Biopharma Explorer 2020.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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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레인 넷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우연히 들어갔는데 내 생각과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가져와 본다. 

원문

파란색은 내 생각을 추가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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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업에서 박사는 특별한 존재다.
하다못해 사기업 중 RnD에서 고학력자가 가장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 S전자에서 조차도 박사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별로 없어요. 잘 쳐줘야 10%? 석사도 잘해야 30%? 대부분이 학사입니다.
학사라서 문제는 아닌데.. 이 분들은 박사들에게 약간의 부러움+질시+열등의식+기대고싶은마음 등 다양한 감정을 가집니다. 직급과도 상관없어요.
사기업은 학사,석사,박사 따질 것 없이 거의 연차대로 진급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임원을 제외한' 보직은 대부분 학사가 차지합니다. 혹은 학사인데 회사에서 석박사를 연수 보냈던.

내가 있던 대기업도 회사 전체적으로는 박사는 15%정도였던 것 같다. 내가 있던 팀은 유난히도 박사가 많았다. 아마도 scientist role이었기 때문에 박사를 많이 뽑았던 것 같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이제 분위기를 모르니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랐지만, 꽤나 견제가 있었던 것 같다. 미친놈들이 일을 안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싼 연봉 주고 데려온 박사에게 허드렛일 시키고, 입사한지 2, 3년 된 신입사원들도 하는 일을 주로 시켰다. 



학사들 특징이 있죠. 박사는 잘 할 것 같고, 다 알 것 같고, 능력이 있으니 쉽게 배울 것 같고..
그냥 학사들이 몰라서 그래요. 다 똑같은 사람이고, 똑똑해서 박사하는 것도 아닌데 ㅎㅎ
저는 그냥 자존심 버리고 '어유 제가 이런걸 어떻게 해요', '하하하 그 시간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요~' 라면서 운 띄워놓고 시작합니다.
물론 저는 업무능력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업무로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힘들었죠. 3개월만에 제가 책임지는 과제 시작했구요.
자존심 다 버리고 물어보면서 시작했습니다. 

어느 회사나 경력으로 입사한 인력에게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회사도 모든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물어보면서 진행하는게 대부분. 


- 또라이들을 빨리 구분해야 한다.
위 내용에서 연결됩니다.
학사들은 박사들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는데, 이게 경쟁구도가 되는 -2 ~ +3년차 정도의 연차 차이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합니다.
사기업은 기본적으로 경쟁구도가 생기게 됩니다. 고과경쟁 심하고, 진급때 스트레스 많죠.
그러니 아직 진급 걱정할때도 아닌데 묘하게 견제를 하려고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학사 입장에서 자기의 경쟁상대가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 박사에요.
박사는 그냥 무서운 존재입니다. 기업의 10% 밖에 되지 않는.

무서운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경력은 짧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학사 입사자는 박사 입사자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절대다수가 학사이니 그 수를 따져보면 학사 출신 윗사람들이 많아 보일 것이다.  


제 경우 처음 왔는데, 꼴랑 연차 +1 짜리가 나이 많다고 아는체 하고 가르치려 하더라고요.
그래서 웃으면서 피했습니다. 'ㅎㅎㅎ 뭐 책에 보면 나오겠죠. 알아서 할께요 ^^'
그때부터 퇴사때까지 대화 1번 한적없고, 도움 받은 적도 없습니다. 대체로 또라이들은 실력이 없으니 그래도 됩니다.

나도 이런 미친 놈이 있었다. ㅋㅋㅋ 아무리 회사라고 해봤자 일하는 절차에 대해서 모르지 진행하는 실험에 대해서는 학사와 비교가 어렵다.

난 이미 그때 실험실 경력이 8, 9년에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꼴랑 1, 2년 회사에서 일했다고 실험에 대해서 조언을 하는 꼬라지는 말 자체가 안되는 것이다.

회사내 절차는 당연히 먼저 들어온 사람이 숙지하고 있고, 유리하다고 할 수 있으나 학사로 들어온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은 그것이 업무능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일을 빨리 많이 하는 것. 그것이 능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는 일이다.


- 경쟁구도를 벗어난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라.
박사들은요. 필연적으로 적이 생깁니다. 또 위와 연결되네요.
뭔가 오랜시간 같이 일한 것도 아니고, 학사들보다는 특별하니까 견제하는 사람이 당연히 생기죠.
그러나 경쟁할 이유가 없는 +5년차 이상의 부서 선배들, 그리고 부서후배들에게는 인기가 많습니다.
특별한건 사실이니까요. 그들 입장에서는 박사랑 친해서 나쁠게 없어요.
아는체는 조금 하되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차도 많이 마시고.
재밌는 사실은.. 이런 사람들이 나를 가장 지지해주고 보호해줍니다.

특별해서 인기가 많은 것은 아니고, 나의 경우에는 경쟁상대가 아닌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졌던 것 같다. 

- 책임감은 조금 내려놓으세요.
박사들 책임감 있죠 당연히. 박사학위는 똑똑해서가 아니라 집요해서 받는거라고 하잖아요.
집요한 성격이 없었더라도 당연히 생기게 됩니다.
집요하니 책임감도 생기죠. 회사일이 솔직히 말도 안되고 어려운일 없어요. 하면 어떻게든 되니까 밤새서라도 하게되죠.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냥 회사생활 1년차때는 사원만큼만 하자, 2년차때 선임만큼만 하자, 3년차부터 책임만큼 하자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마찬가지였죠. 연구랑 업무가 완전 다른데 박사라도 별 수 있습니까.
거의 4년차까지는 욕 안먹는 정도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업무가 익숙해지니 대학원때 배운 지식들과 요령이 합해지면서 포텐이 터지더군요.


- 그러려니.
내가 잘하던 못하던 내 고과에 큰 변함은 없습니다. 대충 다니세요.
대충 다니라는게 막 놀고 막나가라는 걸 말하는건 당연히 아닙니다.
적당히 할 것만 하고, 일 너무 많으니 조금 징징대기도 하고 하셔야 합니다.
그거 열심히 한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조금 인정 못받으면 어떻습니까? 인생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야근 강요를 해도 안했고, 적당히 잘 다녔습니다. 고과로 협박해도 야근 안했죠.
아무일 안생깁니다. 적당히 도망가고, 약속 있으면 약속도 가고, 눈치줘도 적당히 웃으며 넘기고 하세요.

나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던 개발업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몇번 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과는 항상 평균이었다.

고과를 잘 받는 사람은 아부를 잘하는 사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면 할일도 없이 맨날 늦게 가는 사람들.

이거를 알고 난뒤 나는 더 강해졌다 (?).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소신을 유지하고 (ㅂㅅ)개소리는 그만이라고 속마음으로 외치면서 매일매일 칼퇴를 했다.

마지막에는 정말 개판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과는 평균이었다. 얼마나 그지 같이 일을 해야 고과가 마이너스가 나오나? ㅋㅋㅋ


- 박사가 사기업을 경험한다는 것은 매우 귀중한 경험.
최소한 공학에서는 사기업 기술을 학교나 기관에서 못 따라 갑니다.
하다못해 다시 학교나 연구기관으로 간다고 해도 회사에서의 개발환경과 개발능력은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 생활이 녹록치 않으니 이 글을 적으셨겠죠.
마인드를 조금 바꾸시면 어떨까요?
수십년 나를 먹여살려줄 기술을 지금 배우는 거다.. 라고.
내 인생을 바꿔줄 지식이나 기술을 배울때는 힘들어도 즐겁잖아요.
전 회사를 나왔지만 여전히 세계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 기술로 얻는 수입이 교수 월급 보다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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