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블로그를 잘 못했는데 그 이유가 너무 아파서였다...
일본으로 이직하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하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일본어로 일을 하는 것은 가능하겠으나 한국어로 일을 할 때보다 확실히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아무리 외국어를 잘해봤자 (잘하지도 못한다) 어차피 내 원어는 한국어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시간에 따른 대상포진의 경과, 중증은 잘 나오지를 않아서 내가 한번 만들어보겠다. ㅋㅋ
대상포진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광고가 너무 많다. 내가 치료를 하면서 그날그날 실시간으로 기록한 결과다. 대상포진이 생긴 부위를 사진으로는 찍었는데, 굳이 혐오스러운 사진을 내 블로그에 올리고 싶지는 않아서 그래프만 올린다.
D-2
토요일 아침: 왼쪽 어깨, 겨드랑이 욱씬거려서 집에 있던 파스를 붙였다. 난 왼쪽 어깨가 굳어서 옛날에 정형외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일단 파스를 붙여 봤다. 마침 그날 정형외과도 갔었는데, 아픈 곳은 아니었다.
D-1
일요일: 왼쪽 어깨에 파스 붙임
D-0
월요일: 통증도 10
월요일이 건강검진이라서 아침에 병원에서 검진하는 옷으로 갈아 입을 때 보니까 등에 파스를 붙였던 곳이 아팠다. 아니 파스를 붙인다고 피부가 빨개지고 아파지나? 라고 의아했다....아주 작은 수포 생김
D+1
화요일: 통증도 20
통증이 조금 심해졌다. 이때만 해도 아직 파스를 붙여서 피부가 잘못된 줄 알고 있었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냥 별 생각없이 회사에 출근해서 아주 열심히 일했다. 다음날이 휴가였기 때문이다.
D+2
수요일: 통증도 30
와이프가 피부과에 갈 일이 있었는데 같이 가서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보자마자 대상포진이라고 말함.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심각한 통증이 나오는 병인지 몰랐다. 그냥 피부병인가 보네라고 생각. 그날 저녁부터 항바이러스제 복용 시작, 진통제로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처방 받았으나 미친....진통효과는 거의 없었다.
대상포진은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야 후유증이 적어진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운이 좋았다. 때 마침 휴가가 있었고, 피부과에 갔었다. 이런 행운이? ㅋㅋㅋ 원래는 수요일이 아니고 토요일에 가려고 했었는데, 와이프가 난리쳐서 진료 받음. 와이프에게 고마움을 느낌.
D+3
목요일: 통증도 50
통증이 더 심해졌다.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실험을 할 때마다 등에 있는 대상포진 부위가 아팠다. 신경쓰이는 수준.
D+4
금요일: 통증도 100
오후 3시부터 너무 아파서 조퇴를 생각했으나 아까워서 하지 않고, 꾹 참다가 제일 빠른 시간에 퇴근했다.
너무 아프기 시작. 저녁부터 통증 심해서 아무것도 못함. 그냥 누워만 있었다. 통증의 정도를 표현해 보자면 등에 누군가 칼을 꽂은 듯한 극심한 통증.
군대도 다녀오고 여러가지 병에 걸려본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의 통증은 오랜만이었다. 옛날 한여름에 수영장에 갔다가 등이 다 화상을 입어서 며칠을 누워있었는데, 그일이 생각나더라.
내 인생에 이렇게 아팠던 통증이 언제였나? 진통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나. 진통제도 1시간 밖에 지속이 안될 정도로 심한 통증.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약한 편. 겨드랑이 안쪽도 통증 발생. 하지만 발진은 없었고 근육 안쪽만 아픔. 신경통이 생긴다고 하더라. 대상포진 부위도 이제 수포가 터질만큼 커졌다. 매우 아픔.
D+5
토요일: 통증도 95
병원 재방문. 진통제로 화이자 리리카 진통제 추가 처방. 그러나 그렇게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 나라는 의료보험재정을 걱정해주는 의사가 너무 많아서 환자가 받아야 하는 최적의 치료를 처음부터 처치하지 않고, 조금씩 그 용량을 증가 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처방받은 리리카의 용량은 25 mg/1정, 하루에 2회.
하지만 난 보통은 인간은 아니기 때문에 자료를 검색해보니 리리카로 대상포진에서 진통효과를 보려면 150 mg/하루의 복용이 필요하다는 자료를 봤다. 결국에 의사는 나에게 1/3의 용량을 처방해 준것. ㅋㅋㅋ 아 진짜 지겹다 이 나라 의료시스템. 이 포인트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올릴 계획이다.
D+6
일요일: 통증도 50
통증완화. 토요일까지 누워만 있었는데 움직일수 있게 됨. 월요일에 출근이 걱정되기 시작했지만 쉴수 있으면 계속 쉬었다.
D+7
월요일: 통증도 35
일하면서 통증의 변화무쌍. 아침에는 심한 통증이 없다가 오후, 저녁부터 통증이 심해졌다. 그래도 결국에는 좀 낮아진 느낌. 대상포진 부위도 좋아짐.
하지만 겨드랑이 안쪽, 팔뚝 통증 거의 사라짐. 신경통이 후유증으로 남지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신경통은 있지만 발진 확대 가능성 없어졌다. 밤이 되니까 겨드랑이, 팔뚝 통증 심해짐.
D+8
화요일: 통증도 35
등 발진은 없어지고 있음. 하지만 겨드랑이, 어깨, 팔뚝의 통증 심해짐. 이거 정말 신경통이 괜찮은건가?
D+9
수요일: 통증도 20
등 발진은 진정되는 중. 드디어 겨드랑이, 어깨, 팔뚝 통증 완화. 그래도 통증은 지속되는 편. 아침에는 괜찮다가 밤에는 아픈 패턴이 반복된다.
D+10~
목요일: 통증도 15
대상포진 부위는 이제 거의 아프지 않고, 이제 주로 겨드랑이, 팔뚝에 느껴지는 통증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신경통 후유증이 무섭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조금 남거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수포가 나오고 최대 2주까지 그 활성이 강하다고 한다.
난 이제 대상포진 예방 백신도 알아볼 정도로 이 질환에 치를 떨게 되었다. 어딘가 아프다라는 느낌을 꽤 오랜만에 받아서인지 재발을 걱정하게 된다. 재발 확률은 5%정도로 확인된다.
대상포진 발병하고 6개월~1년 정도 후에는 예방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알아봐야겠지만 보통은 50대 이후에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하니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통증의 정도를 고려하면 10-20만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수포 발생 3일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먹기 시작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게 대상포진인지 잘 모르고 진단을 잘못하거나, 쓸데없이 참아서 5일째부터 먹기 시작한 분의 글도 보았다. 5일째면 수포발생 후 그 통증이 최대치일 때인데, 내가 보았던 글에서는 역시 그 분은 너무 아파서 새벽에 응급실에 갔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활성이 시작되면 항바이러스제를 먹는다고 바로 억제되지는 않는 것 같다. 따라서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먹는 것만이 통증을 그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리리카의 용량은 겨우 25 mg이어서 그랬던지 기대만큼 통증효과는 없었다. 타이레놀은 그냥 아무 의미가 없었고.
약의 효능에 대해서는 대상포진의 강도, 환자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다.
과로하거나 피곤하면 걸린다고 하는데
나의 2020년 8월달 야근 시간은 10시간을 넘지 않는 상태였다. 신체 컨디션에 따라 쉽게 걸릴수도 있을 것 같다. 한번 걸렸을 때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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