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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기업에서 일본의 대기업 제약회사로 이직하니 아직 적응중이다.
몇가지 인상적인 차이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1. 프로젝트 데드라인의 길이
다른 일본회사는 다녀본적이 없지만, 한국 회사에서는 굉장히 짧은 일정 속에 압박감을 느꼈다.
어떤 프로젝트의 개발업무를 한국에서는 3개월의 데드라인을 가지고 수행했다면 여기는 1년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왜 이렇게 길게 잡아놓는지 몰랐는데, 여기서 지금 어떤 개발 업무를 위한 시약하나를 선정하는데 3개월 동안 디스커션을 했다. 물론 시약 문제만 놓고 고민한건 아니지만 너무 답답한 면도 있는게 사실이다.
난 이미 3개월전에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했는데, 지난 3개월 동안 그것을 위해서 내부 설득을 한거나 마찬가지이다. 이건 너무 비효율적이다. 사실상 내 업무를 방해한거나 마찬가지이다.
난 정확하고 더 빠르게 할 수 있었지만 내부설득 작업이라는 지난한 과정 때문에 방해받은 느낌이다.
물론 구성원들과의 논의를 통해서 그 업무 추진 배경의 이유와 논리는 검증이 되겠지만, 그건 이미 내 능력안에서 종료시킨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이 걸린 것이다.
2. 정년 퇴직 인원의 존재
한국에서 다닌 회사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대기업이었다. 여러방면으로....
그 중에 하나는 정년까지 다니지 못하고 50정도 되면 모두 퇴직을 여러가지 이유로 하는 것이었는데,
사실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서 아직 누구도 정년이 된 적은 없었던 회사이다.
근데 지금 회사에서는 정년 퇴직 인사 메일이 심심치 않게 오고 있다.
예를 들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30-35년 정도 일하고 퇴직하는 사람들의 인사말이 담긴 메일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기도 한다. ㅋㅋㅋ
30년 정도를 일할 수 있는 회사라니.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한번 입사하고 정년까지라니 아마 큰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60세라고 한다면 그렇게 나이가 많아서 일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아쉽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역시 몇몇 사람들은 지금은 퇴직하지만 도쿄의 어떤 회사에서 일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긴 인사 메일도 온다.
정년 퇴직을 했는데 찾아주는 회사가 있다면 좋은 일이다. 뭐 꼭 임원이 아니더라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가 아닐까?
이러한 점이 있는 반면에, 한 회사에서 30년을 일한다라고 생각하면 너무 답답하다.
한국의 대기업을 입사한 며칠 후 부터 나는 새로운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요즘 세상에 평생직장은 커녕 길게 다닐 수 있을 만한 회사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제약회사 일이라는것이, 특히 연구개발 쪽에 있는 나같은 사람들은 자의적인 판단하에
재량권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재량권을 가지고 일을 했다가 나중에 허가단계에서 문제가 되면 말그대로 허가 승인 취득에 실패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 있는 사람들인 하나 같이 창조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업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때문에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대우를 받지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은 타부서나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순수한 기초연구라면 좋을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제약회사에서 하는 초기단계 연구라는 것이 target molecule에 대한 검증이지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는 연구는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은 나에게 이직의 원동력을 주고 있다. 또한 이직을 적당히 하면 연봉도 적당히 오른다.
요즘 나는 연구 쪽(drug discovery)으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해외 주재원의 기회도 생겨서 미국에도 갈 수 있고, 주재원은 연봉 이외의 각종 보조금과 혜택이 생기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경력은 추후 다른 현지 회사로 이직도 할 수 있을까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언젠가 실제로 지원해서 가고 싶다.
제약회사에서 어떤일을 하는지 조금씩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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